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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의 김밥 매대 하나를 연 매출 3000억원대 회사로 키운 김승호 스노우폭스 대표는“실패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젊은 사업가들에게 전하고 있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기업 윤리를 어기지 않는 제자를 기르고 싶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존중받아야 할 젊은이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2년 전 도시락 프랜차이즈 '스노우폭스' 매장에 붙은 안내문이 화제가 됐다. 재미 한인 사업가인 김승호(영어83)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는 무일푼으로 미국에 이민을 가 연 매출 3000억원에 달하는 식품업체 대표가 됐다. "미국에선 고객이 난동을 부리면 경찰을 부르면 그만인데 한국에선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직원이 감내해야 해요.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사장인 저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경영 철학과 부(富)의 비밀을 담은 책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최근 출간한 김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지만 1년에 16주는 한국에 머문다. 중앙대 외식산업경영아카데미에서 자신의 사업 노하우를 중소기업 사장들에 가르치고 있다. "일반 사원은 단계별로 사수가 있지만 사장은 누구나 다 초보자예요. 몰라서 하는 실수로 좌절하는 초보 사장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의사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성공하는 사장의 복무 신조'를 직접 만들어 나눠준다. "나는 직원들을 부당한 압력과 부당한 대우에서 보호할 것이다" "나는 성실하게 납세의 의무를 다할 것이며 탈세 및 기타 범죄와 관련된 사업은 하지 않겠다" 등 열 가지다. 그는 '합리적인 경쟁자 양성'이 목표라며 "내 제자들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기업 윤리를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1987년 중앙대 영문과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가 빈민촌에 살며 사과 박스부터 날랐다. 사업을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한국 식품 회사, 이불 가게, 지역 신문사 등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일곱 번째 좌절했을 땐 아내 앞에서 펑펑 울었어요. '내가 식당 종업원이라도 할 테니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격려에 겨우 일어섰습니다."
 


자금이 없어 아내의 비상금 130만원으로 대형 마트 매대를 한 달간 빌렸다. 이때 시작한 '김밥 쇼'가 전환점이었다. 주방을 공개하고 김밥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고객의 신뢰를 얻고 이목을 끌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유럽 등 세계에 진출해 매장이 1200여개에 달한다. "당시엔 미국에서 김밥 사업에 뛰어든 한국인이 많았지만 영세 비즈니스로만 이해했어요. 내 차별점은 세계적 모델로 만들 '상상'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대표가 밝힌 자신의 성공 비결은 '100일 동안 하루에 목표 100번씩 쓰기'였다. 그는 첫 번째 매장을 인수한 날 미국 지도를 놓고 매장을 세울 300곳에 점을 찍었다. 메일 비밀번호도 '매장 300개'로 바꿨다. "반복해서 생각하다 보면 '정말 내가 원하는 건가' 점검할 수밖에 없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향을 잡게 되죠. 그렇게 목표를 명확히 한 사람에겐 행운을 불러들이는 능력이 생깁니다." 아내와의 결혼도 하루 100번씩 쓴 끝에 이뤄냈단다.
 


그는 '100일 동안 100번 쓰기'를 성공한 자신의 팬들과 모임도 연다. 꿈에 대한 계획이 탄탄한 젊은이에게는 자신의 시계를 풀어주거나 지갑을 바꿔주기도 한단다. "평범한 고등학생일 때 선생님이 읽어보라고 준 문고집 목록 하나로 내 삶이 달라졌거든요. 저한테 관심을 준 선생님은 처음이었으니까요. 내 사소한 친절도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길 바랍니다."

 

 

[출처 :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7031500086&Dep0=kakao&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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