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자산 12배 증가시킨 돌풍의 주인공

관리자 | 조회 수 2582 | 2007.11.13. 09:17
"스타펀드매니저 없이도 자산 12배 늘렸죠"
팀워크ㆍ준비ㆍ열정으로 지주사펀드등 히트시켜

◆CEO & CEO / CJ자산운용 돌풍의 주역 나효승 대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 펀드매니저가 아니다. 팀워크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열정이다."

지난 2006년 나효승 CJ자산운용 대표가 취임과 함께 내건 경영전략이다. 그로부터 1년 반이 흐른 지금 나 대표는 "정말 후회없이 일했고, 그만큼 성과도 올린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실제로 요즘 CJ자산운용은 회사 창립 이후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고질적인 인력 이탈과 수탁액 정체에 고전하던 CJ운용은 나 대표 부임 이후 조직안정, 인력확충, 신상품 개발 등에 힘입어 전혀 다른 회사로 탈바꿈했다.

취임 첫 해인 2006년에는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확정형 고금리 상품 부재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주가지수연계펀드(ELF)를 개발해 먼저 치고 나갔다. 고객에겐 연 10~15%대 비교적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하고 CJ운용으로서는 채권형 펀드 위주 운용에서 상품다양화를 시작한 첫 발걸음이었다.

이후 나 대표는 대세상승기에 돌입한 국내 증시에 정면 도전하기 위해 주식형 펀드 신상품 개발에 나섰다. 그는 "자산운용사라면 반드시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 주식형 펀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CJ운용도 히트펀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또 "1년마다 뜨는 주식형 펀드 1개씩은 출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 대표의 이런 노력으로 CJ운용은 예상보다 훨씬 앞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수익률 상승과 설정액 증가가 맞물리는 선순환이 계속되면서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 갔다.

나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05년 말 3000억원 수준이던 주식형 펀드 규모는 올 10월 말 현재 3조6000억여 원으로 12배나 불어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형 펀드` `CJ실적포커스주식형 펀드` `CJ아시아인프라주식형펀드` 등 소위 `히트상품`도 줄줄히 등장했다.

CJ지주사펀드는 설정 이후 10개월 만에 90%대 수익률을 올리는 엄청난 성과도 달성했다.

"직원들한테 그랬어요. 우리가 너무 조연 역할에 익숙해있다고. 항상 그렇듯 조연에 만족하면 늘 주인공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그랬죠. 우리도 한번 주인공 역을 맡아보자. 한번이라도 좋으니 미친듯이 도전해보자고."

나 대표의 도전목표처럼 올 여름 CJ운용은 실제로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판매사들이 하나둘씩 CJ운용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채권형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낮은 운용보수 상품에 집중했던 사업구조도 바뀌었다. 나 대표는 "7월에는 매일 주식형펀드에 300억~400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면서 "다들 `주인공으로 주목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표정들이었다"고 전했다.

나 대표는 지난 25년간 대우증권에서 리테일, 법인, IB 등 증권영업과 관련된 전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대우맨` 출신이다. 업계에선 `준비된 승부사`란 별명도 갖고 있는데 본인 스스로도 육군 보병3사단 GP소대장 시절의 경험이 승부사 기질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요즘도 그렇지만 증권사들이 소위 영업 `캠페인`이란 걸 정말 많이 했거든요. 제 자랑 같지만 대우증권 시절 캠페인 첫날에 목표를 100% 달성하는 걸로 유명했어요. 3개월짜리 캠페인인데 첫날에 끝내는 거죠. 비결이요? 물론 있죠. 시장을 보고 있다가 이제 이런 캠페인 곧 시작하겠구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해놓는 거예요. 그리고 바로 1등을 해버리는 거죠".

나 대표의 이런 성실함과 철저한 준비는 사위를 고를 때에도 여실없이 나타났다.

"딸과 사위가 내가 아주 잘 아는 단골 냉면집에서 첫 대면을 했어요. 그런데 사위가 자기 단골집처럼 행동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오늘 만날 걸 대비해서 사전에 미리 몇 차례 와 봤다는 거예요. 이런 사람이면 되겠다 싶어 바로 결혼을 승낙했죠."

운용사 대표로 경영에 있어 가장 많이 참조하는 전략은 바로 피델리티 모델이다. 철저한 직원교육, 새로운 상품 개발과 적기 출시, 펀드 장기화와 수익률 제고, 회사와 상품 브랜드 이미지 창출 및 유지, 준비된 경영인력 양성 등 크게 다섯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최근의 주식형 펀드 투자문화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혔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펀드투자가 대중화돼 무척 고무적이지만 최근 단기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 우려가 앞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식형 펀드 투자는 최소 2~3년 이상 가져가면서 여러 번 나눠 넣는 적립식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치식 투자는 투자시점을 잘못 판단했을 경우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죠. 하지만 적립식 투자는 증시 큰 흐름에 투자하는 방식이라 투자시점이 전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는 "주식형 펀드 투자도 인생살이와 같다"면서 "장기 목표를 정하고 올바른 투자시기와 투자방식을 지켜나갈 때 우수한 성과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 대표는 `준비된 CEO`란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본인 역시 2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는 순간순간이 `준비`였다고 하면서 "자통법 이후를 생각하고 이미 다양한 부문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He is…

◇1953년 서울 출생 ◇1976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대우증권 지점장 ◇1993년 대우증권 인수영업부장 ◇1995년 법인영업본부장 ◇2002년 대우증권 전무이사 ◇2004년 CJ투자증권 대표이사 ◇2006년 CJ자산운용 대표이사



[정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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