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기념관과 통영수산과학관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한반도 남쪽 통영은 바다와 섬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만들어낸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인 남해의 숱한 섬들이 만들어 내는 비경은 여러해 전 다녀온 베트남의 하롱 베이와 이탈리아의 나폴리 보다 멋지다.

 

통영을 여행하며 박경리 기념관에 갔다.  최근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우리나라의 대표 작가 박경리 동상이 해외에 건립 제막되어 의미 있는 일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문학 거장 푸시킨의 동상도 있다.

 김약국의 딸 서문을 보면, ‘통영은 다도해 부근의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 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그러니만큼 바다 빛은 맑고 푸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이 서문을 읽다보면 통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통영에는 청마 유치환, 초정 김상옥, 대여 김춘수, 소설가 김용익 등 많은 문학인을 배출한 문화예술의 고장이다. 

 

이어서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갔다. 여러 해전 통영을 여행하며 올라간 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발 아래로 보이는 바다를 보면 다도해 풍경이 참 멋지다.

느릿해 보이지만 삭도(索道)는 금세 하늘 꼭대기로 데려다 주고, 전망이 좋은 덕분에 동서남북 풍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투명 유리판을 살금살금 걸어 나가보면 수많은 섬을 한 아름 품고 있는 한려수도의 푸른 봄 바다가 성큼 다가선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통영수산과학관을 방문했다. 그동안 종합 과학관인 대전의 과학관과 과천의 과학관은 몇 번 가보았지만, 수산 과학관은 처음 방문했다. 바다가 있는 도시답게 바다와 인간, 과학이 어우러진 친환경 자연학습장으로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바다공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환상적인 바다세상을 탐험할 수 있게 만들었고, 전망대와 야외 시설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이 있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가니 커다란 배 엔진과 돛단배가 있는데 전통 우리나라 어선인 ‘통구’라는 이름을 가진 배였다. 통구는 주로 경남 통영에서 가장 많이 건조해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통영의 전통 배라고 한다.

570개의 유·무인도를 품에 안은 통영은 도로 곳곳에서 나뭇잎 사이로 작은 포구가 고개를 내밀었다가 금방 사라진다. 핏빛처럼 지천을 적신다는 동백나무가 길 양옆에서 줄지어 반기며 점점이 흩뿌려진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처럼 아름다운 다도해가 문학인들에게 시심(詩心)을 키우는 자양분이 된 것 같다. 바다와 섬을 볼 수 있는 통영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다. 크고 작은 섬들, 바다와 하얀 파도가 보이는 통영에서 있었던 문화기행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야함을 느끼도록 했다.

 

이렇게 쌓은 추억들은 내 귀 가까이 닥아 와서 각박한 삶을 보듬어주는 새로운 활력으로 되어준다. 삶이란 어떻게 사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그리고 인생은 천천히 이뤄지는 기적 같은 것으로 우리가 살면서 남겨야 할 것은 감사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자연을 남겨준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열정과 창조적 에너지를 발휘하여 더욱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7. 06)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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