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진강 안단테 file
    • 17.08.19. ·
    • 조회 수 69 ·

    섬진강 안단테 김리한 이제 달빛을 버리고 가야할 때라며 강 건너 나룻배가 넌지시 삐거덕거린다 쏟아지는 별빛 물결 위에 찰랑거려 강변 대나무 숲 사이 바람은 조용히 잠을 자고 산 그림자 드리워진 가장자리 자갈들도 소리 없이 젖어 강물은 저 혼자 울고 ...

    섬진강 안단테
  • 꽃비가 내리는 날 file
    • 17.03.17. ·
    • 조회 수 77 ·

    꽃비가 내리는 날 김리한 봄비로 떨어지는 꽃잎은 마음에 쌓인다 젖은 잎들이 낯선 길바닥에 달라붙어 그리움 묻으면 물안개 되어 다시 피어나고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길을 나선다 뒤돌아보면 그리워질까 고개조차 돌리지 못하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길...

    꽃비가 내리는 날
  • 어쩌다 봄꽃 file
    • 17.03.14. ·
    • 조회 수 46 ·

    어쩌다 봄꽃 김리한 마음속에 뿌리면 무엇이든 그리움으로 자란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얼마나 참았길래 소리 없는 밤비에 봄꽃 뱉었을까 내가 울어서 청춘이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밤새워 울어 보겠지만 떨어진 꽃잎은 빗물 따라 흘러가 버렸다 어쩌다 봄...

    어쩌다 봄꽃
  • 시심(詩心)은 file
    • 17.02.15. ·
    • 조회 수 48 ·

    시심(詩心)은 김리한 오늘도 빈 노트 펼쳐 놓았습니다 어쩌다 들를지 모르는 말들이 자리가 없다고 그냥 돌아갈까 봐 고개 숙인 아내처럼 가만히 차 한 잔도 옆에 두었습니다 달력에 동그라미 치듯 의미를 주려 했지만 햇살은 아무 허락 없이 창을 열고 들어...

    시심(詩心)은
  • 낯선 거리에 홀로 선 겨울이다 file
    • 16.11.24. ·
    • 조회 수 93 ·

          낯선 거리에 홀로 선 겨울이다                               김리한   나를 떠나 먼 곳에서 뒹구는 생각   울긋불긋 피어난 나뭇잎조차 다 떨어져   흰 눈 덮혔다고 산이 바뀐 것은 아닌데 내 얼굴 주름졌다고 내 마음이 달라진 건 아니다   종착지도 ...

    낯선 거리에 홀로 선 겨울이다
  •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 file
    • 16.11.23. ·
    • 조회 수 81 ·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                         김리한   세월의 두께 점점 얇아지더니 달랑 한 장만   돌아볼수록 아쉬워지는 미련투성이   잊으려 했을 땐 이미 노을은 산마루에 걸려 있다   고개 넘으며 자꾸 돌아보게 되는 것은 이 고개 넘으면 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
  • 바람의 그림자 file
    • 16.11.13. ·
    • 조회 수 86 ·

          바람의 그림자                김리한   애써 숨긴 마음 바람에게 들켜 버렸습니다   기다리지 말라는 말씀 그냥 버릴 수 없어   낙엽들이 비처럼 내리는 거리에 웅크린 그리움   아무리 애원 해봐도 시간은 길을 떠나겠지요   후미진 골목길 떠돌던 달...

    바람의 그림자
  • 황태 덕장 file
    • 16.11.10. ·
    • 조회 수 97 ·

          황태 덕장                    김리한   시간마저 말려 버리는 산골 마을   먼 바다 건져 줄줄이 꿰어 눈밭에 심었네   빈 골짜기 빽빽하게 펼쳐진 황태 숲   주검조차 풍요롭게 보이는구나   언 바람 매달아 풍장 치르는 거친 손에 노을만 묻어난다

    황태 덕장
  • 눈이 내리면 file
    • 16.11.01. ·
    • 조회 수 76 ·

          눈이 내리면                            김리한   당신이 보고 싶은 날 하늘이 손편지를 뿌립니다   길들이 잠든 밤 몰래 문 앞에 수북이 쌓아 두고 갑니다   내 마음 둘 곳 없어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았더니   밤사이 쌓여 있는 사연들 그 속으로 떨...

    눈이 내리면
  • 나의 정원 file
    • 16.10.31. ·
    • 조회 수 72 ·

        나의 정원               김리한   봄꽃들의 향연 푸른 축제도 붉게 물든 잎새마저 떠난 뒤   하얀 침묵 세상의 자유 구속하더니   별보다 더 많은 생각들 내려와 잊고 있던 나의 동네   어느 날 창문을 간질이는 아침 햇살 다시 돌아와   가지 끝에 목숨 ...

    나의 정원
  • 가을은 저 혼자 아프다 file
    • 16.10.29. ·
    • 조회 수 106 ·

        가을은 저 혼자 아프다                        김리한   또다시 그리움이다   열병처럼 지나간 여름 흔들리며 주저하던 들판도 고개를 숙인다   터져 버린 산등성이 바람 막힌 숲길에 빨갛게 노랗게 상처가 남아   저녁노을 속으로 새파란 푸념 던지다 두...

    가을은 저 혼자 아프다
  • 겨울밤 file
    • 16.10.28. ·
    • 조회 수 60 ·

        겨울밤                  김리한   낡은 유리창 달라붙은 시간의 흔적들   밤길 밝히던 노란 전구가 깨진 것은 이미 오래전   달빛 곱게 썰어 뒤뜰에 뿌리고 소리 없는 별빛을 밤 그늘에 쌓아도   수많은 이야기들 몸을 숨긴 채 빈 가지 흔들고   겨울밤은...

    겨울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