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스포츠 세상]장충고 전성기 연 유영준 감독의 힘
OSEN | 기사입력 2007-07-06 09:26

장충고가 제 61회 황금사자기고교야구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천안북일고와의 결승전은 비로 인해 하루 연기, 5일에 열렸고 작년 우승팀 장충고가 3-0으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매년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렸던 황금사자기 대회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고교야구 팀 가운데 동대문운동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학교가 바로 장충고다. 지난 해 우승의 기쁨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장충고 선수단은 다시 한번 우승의 짜릿함을 맛봄과 동시에 마지막으로 열린 동대문운동장의 추억을 먼 훗날 승리의 감격으로 되새김질하게 될 것이다.

결승전에 나선 양팀 감독은 이름만 놓고 보자면 단연 천안북일고의 전대영 감독이 유명하다. 동아대 출신인 그는 1986년 한화 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 1993년까지 프로선수로 뛰었고 모교인 천안북일 감독으로 재임하고 있다. 북일고는 결승전에서 믿었던 선발투수 윤기호의 피로누적으로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끌려갔다.

반면에 프로팀 선수로 뛴 적도 없이 학생야구계에서 11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장충고 유영준(45) 감독은 아마 쪽에서나 이름을 아는 정도이다.

무등기 대회 우승을 거두고 1주일 후에 다시 이 대회에 참가한 장충고는 세광고와의 첫 경기부터 연장전을 치루는 등 두 번의 연장 끝에 어렵사리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후보 0순위라는 평가를 받쳐주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매경기마다 긴박한 한점 싸움의 순간, 2사 이후에 나오는 집중력과 응집력이 결국 이 대회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원동력이 되었다.

에이스 박민석(3학년)이 선발 출장한 장충고는 2회말 김진철(2학년)의 좌월 투런 홈런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고, 미국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 입단설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최원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 점짜리 우월 홈런을 뽑아내며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최원제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셈이다.

최원제는 스타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스타로 우뚝 서게 되었다. 박민석 투수는 무등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수투수상을 수상,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받았다.

어릴 적 CF를 찍은 적도 있다는 미남형의 박민석이 선발로 무실점 호투를 한 것도 우승에 큰 힘이 되었지만 겉보기엔 최원제의 독무대나 다름없어 보인건 그만큼 그의 투수 겸 타자 노릇이 빛났기 때문이다.

최원제는 원래 경기고에서 전학온 선수다. 부상으로 재활을 꿈꾸고 있는 그를 유영준 감독이 가능성을 보고 장충고로 불러들였다. 올해 첫 전국대회였던 대통령기대회에서 최원제를 거물급투수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던 유 감독의 말은 그 때만 해도 투수보강을 했구나 하는 차원으로 치부됐는 데 시간이 지나면서 허튼소리가 아님이 입증됐다.

유 감독의 탁월한 선택과 판단이 올해 장충고에 두 번이나 우승을 선사한 것이다. 이제 장충고는 반짝 명문이라는 꼬릿표를 떼고 고교야구의 명문 대열에 올랐다.

작년에도 대통령배와 황금사자기를 차지하며 우승을 두 번이나 일궈냈고, 올해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장충고 사령탑 유영준은 누구인가?

시간을 조금 거슬러 7월 1일로 가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7월의 첫 날 동대문 야구장에서는 4강 진출을 결정짓는 서울의 라이벌 장충고와 배명고의 경기가 열렸다. 유영준 감독은 여유있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경기 전 학부모가 준비해온 냉커피 한 잔을 건네며 대뜸 걱정이라고 했다.

“왜? 배명고가 만만치 않은가요?”

“아니요 제가 배명중, 고를 나왔거든요. 거기 출신인데 이겨도 걱정이고 져도 걱정이고, 허허 참.”

최근 들어 전국대회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배명고로도 4강 진출을 1차목표로 두고 있는 처지였다.

“모교를 내버려두고 떡하니 다른 학교 감독을 하고 있다고 동문들이 뭐라고 하는데, 딱 이렇게 만나니 말이에요. 난감하죠 뭐, 배명도 잘되야 하는데. 하하하 어쩔수 없잖아요. 내 아이들 내가 챙겨야죠.”


대진표를 탓 할 뿐이라며 그는 웃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초반 공세가 만만치 않았던 배명고였지만 2회 말 대거 5점을 올린 장충고가 결국 8-4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배명고 동문들은 유영준 감독에 대해 “우리 모교출신이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죠. 하지만 우리랑 싸울땐 좀 봐주지 미워지네요, 하하.”

“한번도 전국대회 우승을 하지 못했던 약체팀을 우승시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죠. 유감독은 우리 모교를 빛낸 야구인입니다.” 칭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배명으로 오기를 바라는 동문도 꽤 있었다.

유 감독은 2002년 가을부터 장충고를 맡았다. 그로부터 4년 후 고교의 최강자로 우뚝 자리잡게 한 주인공 유 감독은 사실 선수시절 스타플레이어도, 유명선수도 아니었고 그 흔한 프로출신도 아니었다.

포수 출신인 그는 배명고와 중앙대를 거쳐 1986년 실업팀 한국화장품에 입단해 1992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은퇴했다. 1996년에 춘천고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이수중을를 거쳐 2002년 가을 장충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구타와 욕설이 없는 야구부라고 해서 작년에 한동안 화제를 모았던 유영준 감독 이하 장충고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매질이나 욕설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상급생들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후배들을 다루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자율적이고 자유스러움이 녹아 들어 이제는 그 가운데서 운동하는 선수들도 적응이 돼 있다고 한다.

배명과의 8강전을 끝내고 덧아웃에서 만난 유 감독은 “모교를 상대해 이겨서 그런지 100% 기쁘지는 않네요. 하하하. 하지만 자신이 속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거죠.”

말끝을 흐리면서도 모교 팀을 꺾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피곤이 쌓인 것같다며 휴식을 줘야 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야구를 해온 학교에 감독의 꿈을 갖지 않은 지도자가 있을까마는 지금까지 정성스레 가꿔온 ‘작품’에 대한 애정은 이미 모교와는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버린 것이다.

장충고의 힘, 그것은 미국 프로야구를 목표로 삼고있는 최원제 이하 선수들의 저력만은 아닐 것이다. 만년 하위팀을 다듬고 다듬어 이제야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유영준 감독의 지도력과 일관된 교육신념이 오늘의 장충고 힘의 근본이 아닐까.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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