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하모니 음악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여름 비 오는 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창단 52년의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주관하는‘국악 하모니’음악회를 갔다. 가끔씩 국악연주를 본 적이 있지만 정통 국악연주장에서 음악회를 보는 것은 오랜만이다.

 

특히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최근에 개관을 하였는데, 정통 한옥 지하 2층에 국악에 맞게 깔끔하게 꾸미고 멋진 음향시설의 공연장을 마련하여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첫 번째 곡은 해금독주로 이태원 작곡‘줄놀이’인데 애잔한 울림에 여유로운 김현희의 연주가 듣기가 좋았다. 김현희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수석으로 전통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며 해금의 본질을 찾아 새로운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는 연주가다.

그녀는 우리의 전통악기인 해금의 고유함, 한국적 정서의 표현으로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 곡은 최근에 별세한 황병기 작곡‘시계탑’으로 곽재영의 가야금 독주에 최영진의 장구가 협연을 했다.

시계탑은 서울대병원 안에 있는 대한제국 시절의 서양식 건축물이다. 그런데 황병기 교수가 큰 수술을 받고 회복을 위해 병원 복도를 걸어 다니다가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시계탑의 야경에 감동을 받아 가야금과 장구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이어서 영국 비틀스의 노래를 메들리로 렛잇비, 헤이 쥬드, 오브라디 오브라다, 3곡을 가야금 3중주와 드럼으로 신나게 연주했다. 서양악기가 아닌 국악으로 팝송을 연주했는데도 흥겨움을 주었고 참석자 모두가 즐거워했다.

다음은 우리가 잘 아는‘몽금포타령’으로‘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도 상봉에/ 님 만나 보겠네./ (후렴) 에헤이요/ 에헤이요/ 에헤이야 /님 만나 보겠네./---’황해도지방의 민요 몽금포의 정경과 어부들의 생활을 묘사하는

노래이다.

 

가야금, 해금, 대금, 장구, 징, 다섯 악기로 연주를 하였고,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것이 생각난다. 몽금포타령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음악으로 여유로운 뱃노래가 여운이 남는다.

 

마지막 곡으로‘혼불 V-시김’은 오래 전에 작고한 최명희 작가의‘혼불’소설에서 영감을 받아서 임준희가 작곡을 하였다.

 

‘자시의 어둠속에서/바람이 내리치는 칼날에/ 죽지를 맞은 노적봉/상처로 먹물드는 어둠/멍든 바람소리/어둠속에서 찬란한/ (중략)---/우주를 활보하던 소리는 신명으로 승화하여 /우주를 관통한다.’

 

이곡은 해금 독주에 피리, 가야금, 타악, 대금, 첼로 등 실내악 협연으로 애절하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하였다. 혼불 V는 혼불 소설 중 제 5권을 표시하고, 시김은 판소리의 멋과 맛을 위해 꺾어 올렸다, 뒤집었다는 뜻과 삭임 또는 씻김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국악 하모니 음악회의 줄놀이, 시계탑, 몽금포타령, 혼불 V-시김 연주에 박수를 보낸다. 많은 선인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데는 좋은 음악과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작품을 가까이하며 살라고 권한다.

 

음악은 사나운 가슴을 누그러지게 하고 바위를 부드럽게 하며, 마디 있는 떡갈나무조차 굽게 한다니 그 위대함을 느낀다. 삶이 공허할 때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음을 감동받으면 또 다른 삶의 의욕이 생긴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여유를 가진‘행복한 시간’으로 필자는 이번 국악 음악회에 매료되었다. 우리 모두 가끔씩 악기의 울림과 현의 파동 그리고 맑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즐겁게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8. 07. 13)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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