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22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툭 하면 평화주의자처럼 욕 안 먹을려고 재주를 부린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중앙대 총동창회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서다. 김 전 총재는 ‘오늘의 현실과 우리의 좌표’란 특강 도중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와의 오찬 회동 내용을 소개하며 1997년 DJP 공동정권 당사자인 김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작심하고 비난했다.
김 전 총재는 지난 16일 오찬에서 버시바우 대사에게 “뒤에 물러앉아 있어 자꾸 입을 벌리는게 도움되지 않는 사람한테 왜 찾아갔느냐”며 “그런 짓 하지 말아라”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버시바우 대사가 김 전 대통령을 먼저 찾아가 면담한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재는 “버시바우 대사가 ‘그게 누구냐’고 묻길래 ‘당신이 알 테니까 내 입으로 말 안한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핵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툭하면 평화주의자처럼 욕 안 먹을려고 재주부리는 거겠죠”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실험 이후에도 햇볕정책을 옹호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총재는 “대화로 외교적으로 해결한다고 하는데 1991년부터 비핵화 약속 하고도 (북한이) 얼마나 그랬느냐”며 “그런 사람한테 계속 대화로 뭘 한다고 하는데,저쪽에서 협박 공갈을 하는동안 우리는 대화 운운하느라 시간만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잖은 것처럼 대화로,외교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느냐는 천만의 말씀,되지 않는 말씀은 하지도 말라”면서 “언제까지 점잖은 척 할 것이냐”고도 했다.
김 전 총재는 또 “어디에 생각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386등 집권세력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근 대통령의 대북관련 발언을 종이에 쭉 적어와 하나 하나 읽어준 뒤 그에 대한 소감을 덧붙이며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이 2004년 독일 방문 당시 ‘북한은 핵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이 문제는 풀릴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어떻게 그걸 그렇게 잘 아느냐.이게 일국의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한 소리”라고 꼬집었다. 같은 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 간담회에서 ‘북핵 개발은 자위적 측면이 있다’고 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온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고 논평했다. 김 전 총재는 그 밖에도 5∼6가지 발언을 소개한 뒤 “일국의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이런 소리를 하고 다녔다”면서 “국민을 설득해서 나라를 옳게 지도해나갈 최고 책임자가 이따구로 횡설수설하니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그는 “내가 지금도 골프를 치는데 밤에 잠을 못자고 졸면서 치다보니 공이 잘 안 맞는다”고도 했다.
김 전 총재는 386에 대해 “자기 세상 만나는 것처럼 그러는데,3·1 정신은 물론 어떻게 해방을 맞이했고 반쪽이지만 독립하게 됐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서 “6·25때 누가 어떻게 쳐들어와서 우리가 수많은 희생을 강요당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최근 이재정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남침,북침에 대해 발언을 주저했던 것을 거론하며 “한심한 친구들”이라고 혀를 찾다. 그는 “스탈린,모택동이 김일성 도와서 쳐들어왔다는 것을 모든 문서가 증명을 하는데 그 사람은 유독 그걸 보지 않았단 말이냐”며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해서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 전 총재는 1965년 한·일 협정 뒷얘기를 비롯해 1973년 12월 수출 1억불 달성 소식을 듣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눈물을 글썽이던 일화 등을 소개하며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은 선인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더 나은 나라 만드는데 사력을 다하겠다고 선인들한테 엎드려서 이야기할 사람들이 툭하면 자꾸 부순다느니 뒤엎는다느니한다”면서 “그래도 국민들이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충실히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그래도 발전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