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근 동문(연영19) 거북이마라톤 맨발로 완주

관리자 | 조회 수 2004 | 2006.01.04. 12:47
김흥근(金興根) 동문(연영19/본회 상임이사)이 지난해 12월 18일 아침 영하 14도의 혹한속에서 제341회 거북이마타톤대회에 참가, 남산순화도로 7Km코스를 맨발로 완주하여 화제다.
(아래는 12월 19일자 한국일보 기사에서 전재)

冬장군도 못말인 맨발의 마라토너 김흥근씨

거북이마라톤서 이색완주

"15년째 맨발걷기가 건강비결, 서울~평양까지 완주 도전이 꿈"

기온이 영하14도까지 떨어져 올 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를 보인 18일 아침. 한국일보사 주최로 서울 남산순환도로에서 열린 제341회 거북이 마라톤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7km 코스를 맨발로 완주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흥근(61ㆍ사진)씨. 김씨는 살을 에는 찬바람에 눈까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1시간 30여분 동안 맨발로 아스팔트를 밟았다. 보는 사람들마다 “괜찮으시냐”고 걱정스레 한 마디씩 건넸지만 그는 되려 “천천히 오세요”라고 얘기하며 성큼성큼 그들을 앞서갔다.

“등산을 할 때도 신발을 벗고 다닙니다. 맨발로 걸으면 신을 신은 것보다 3배쯤 운동효과가 큰 것 같아요.”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단단한 체구를 지닌 김씨는 15년 전부터 해 온 ‘맨발로 걷기’를 최고의 건강비결로 꼽았다. 말 그대로 ‘맨발의 청춘’이다.

그는 맨발로 매일 아침 집 근처 공원을 걷고 주말이면 서울 근방의 산을 오른다. 김씨는 지리산, 설악산 등 전국의 웬만한 산을 거의 다 맨발로 올라봤다. 지난해 1월 눈꽃축제 기간에 올랐던 태백산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져 발가락 열 개 모두 상처가 나고 물집이 잡혔지만 끝까지 맨발로 완주했다.

맨발로 걷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짐작들은 하지만 정작 이렇게 추운 날씨에 얼음과도 같은 아스팔드를 걷는다면 동상이라도 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날 김씨와 함께 거북이마라톤에 참가했던 시민들의 걱정이었다.

김씨는 “처음엔 발이 시리고 추위도 더 하지만 조금만 걸으면 오히려 훈기와 열기가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오면서 추위를 잊게 된다”며 “의지와 신념만 있다면 누구도 동참할 수 있는 기막힌 운동”이라고 말했다.

거북이마라톤을 끝내고 남산에서 내려온 김씨에게 ‘비법’을 묻자 다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 거 없어요. 어제도 소주 두 병이랑 맥주 다섯 병 마시고 잤어요. 꼭 특별한 사람만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평생 운동할 수 없을 거에요. 그냥 생각날 때마다 꾸준히 하는 거죠.”

김씨의 소원은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거쳐 금강산까지 맨발로 걸어가 보는 것. 금강산을 등반한 뒤 이어 평양까지 걸어서 가보고 싶다는 김씨는 이날 오후 다시 청계산 산행을 해야 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입력시간 : 2005/12/18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