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 농구감독’ 정봉섭씨 정년 퇴임[펌]

관리자 | 조회 수 1719 | 2007.02.26. 09:39

퇴임식 오겠다는 제자들에
“시즌중인데 어딜 와” 호통

 

박수찬기자 soochan@chosun.com
사진=김보배 객원기자 iperry@chosun.com
입력 : 2007.02.24 01:01 / 수정 : 2007.02.24 01:50

    1974년부터 26년간 중앙대 농구부 감독으로서 ‘80년대 대학농구 전성시대’를 열었던 ‘불독 감독’ 정봉섭(64) 중앙대 체육부장(체육과 20회/동창회 상임이사)이 23일 정년 퇴임했다. 정씨는 한기범(82학번), 김유택(83학번), 허재(84학번), 강동희(86학번) 등 쟁쟁한 농구 스타를 길러내고 대학농구연맹회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이날 퇴임식 자리에 그가 키웠던 농구 스타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들이 스승의 퇴임식을 몰라서 안 온 게 아니라, 정씨가 오지 말라고 ‘불호령’을 내린 것이다. “얼마 전 제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서울)교육문화회관에다 퇴임 기념식 장소를 예약해뒀다’는 거예요. 다음에 하자고 조용히 말렸죠.” 제자들은 “그럼 학교(중앙대)에서 하는 정년 퇴임식장에 가겠다”고 했다. 곧바로 정씨의 호통이 내려졌다. “(농구) 시즌 중인데 어딜 와!”

    과거 정씨가 대학농구의 새로운 역사를 쓴 비결은 하루 8시간 넘는 맹연습이었다. 1983년 춘계 대학농구연맹전 결승에서 87대 83으로 연대를 꺾고 창단(1968년) 후 첫 우승을 한 뒤에도 “한두 번 반짝하지 않고 (중앙대)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다음 날 오전부터 연습을 했던 그였다. 이런 성격 때문에 학교에서 그의 별명은 ‘불독’, ‘독 두꺼비’였다. 그는 “결혼 생활 36년 동안 집에 들어간 날을 헤아려 보니 2년 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쫓겨 나기 전에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퇴임소감을 말했다.

    오후 4시쯤 퇴임식을 기다리던 그에게 다른 직원이 다가왔다. “허 감독 드디어 이겼네요.” 전날 그의 제자이자, 프로농구팀인 ‘전주 KCC’ 감독인 허재 감독이 10연패 뒤 승리를 거뒀다며 정 감독에게 인사말을 건넨 것이다. “네, 그렇다네요. (허 감독이) 그간 마음 고생 심했을 텐데.” 그제서야 노(老)감독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원영익 2009.05.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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