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권기연(경영40회) SS모터스 사장

관리자 | 조회 수 2070 | 2007.03.14. 15:00

고객위해 뛰는데 2세니,  3세니 도움 안돼요

“저는 2세 경영자라는 말이 그리 유쾌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마치 선대 어르신께서 깔아 놓으신 멍석에 ‘무임승차’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잖습니까.”

2005년 말부터 서울 강남 수입차 1번지인 도산대로 4거리에서 인피니티 영업소를 경영하고 있는 권기연 SS모터스 사장의 첫 인상은 ‘시골 사내’ 같은 느낌이었다.

와이셔츠 팔뚝을 걷어부친채 고객 전화에 친절히 응대하고, 직원들을 불러 새로운 전략을 지시하며 그가 신경써야 할 사업의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일꾼 스타일이다. 서글서글한 웃음과 우렁찬 목소리 등은 CEO스럽지 않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는 ‘2세 경영인 딜러’라는 호칭을 여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렇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집안어른이 일궈놓은 기반위에 올라앉았다는 느낌, 부유층이 부유층을 상대로 마케팅하기엔 수입차 딜러가 제격이라는 항간의 오해 등이 함축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권 사장은 “부친의 일을 어릴 적부터 지켜보며 성실함과 고객응대를 위해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웠고, 부친이 하고 계신 레저, 정유판매, 온천사업을 도와 함께 일궜다는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재 SS모터스 뿐만 아니라 새서울 석유, 경북 울진의 덕구온천, 골드비치컨트리클럽의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권용복 새서울 그룹의 2남1녀중 차남인 그는 중앙대를 졸업하고 ROTC복무를 마친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거나 골프장 고객을 영접하고 은행에서 여신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15년간 아버지의 사업을 도왔다. 국내 주유소 마일리지 사업은 그가 선구자이다. 대기업 정유사들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값비싼 전용회선 전산비용을 들여 고객에게 이익을 주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갔던 것이다.

권 사장은 “어느 사업이든 고객만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남들이 말하듯 번듯한 ‘2세 경영인’이라고 스스로 느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대기업 2~4세 신진 경영인도 고객만족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하므로, 극소수를 제외하곤 이같은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해들어 골드비치CC의 골프텔 고객에게 떡국을 끓여주고 복조리 및 거피를 제공했다. 주무시는 고객을 일일이 깨워 일출을 보자고 제안해 고객과 경영자가 금새 이웃처럼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주유소 고객에는 ‘소원들어주기’ 행사를 업계 처음으로 열어 국산 고급차까지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고객 만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노력이다.

권 사장은 골프, 온천, 주유소 등 계열사의 고객들이 자동차에 대해서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도산대로 인피니티 전시장에 모였다고 말했다. 권사장 스스로 낮은 곳에 임했음은 물론이다.

권 사장은 “고객을 위해 뛰는데 2세니, 3세니 하는 것은 아무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2세 경영인들의 노력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줄것을 당부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m.com) 헤럴드경제 2007.2.10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