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2013년 7월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인터뷰 '파워중앙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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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는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에는 김연아, 리듬체조에는 손연재, 그렇다면 골프에는 누가 있을까? 이렇다 할 스타플레이어가 없던 남자 골프계에 ‘아이돌 골퍼, 슈퍼 아마, 괴물 아마’ 둥의 수식어를 몰고 온 우리 대학 이수민(스포츠과학부 12학번) 학우. 뛰어난 실력에 잘생긴 외모, 거기에 귀여운 미소까지! 과연 스타플레이어의 명성이 아깝지 않다.

 
지난 6월 2일(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이수민 학우는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강경남(30 · 우리투자증권)을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K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 아마추어 선수가 K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 2006년 9월 김경태(삼성 베네스트 오픈)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3라운드에서 기록한 10언더파 62타는 아마추어 KPGA 18홀 최저타이다.
 
중앙의 이름을 걸고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국가대표 골퍼 이수민 학우를 홍보대사 중앙사랑이 만나봤다.
 
 
Part 1. 프로를 꺾고 우승한 아마추어
 
Q. 7년만에 아마추어 선수가 K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에 특별한 비결이 있었나?
 
- 집중해서 연습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아요. 대회 전에 단기간으로 더 집중해서 연습했는데, 이 시간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집중력 향상과 마인드 컨트롤을 위한 멘탈 교육을 받았는데, 이 또한 우승에 크게 기여한 것 같아요.
 
Q.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아버지의 영향이 막대했습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아버지께서 골프 실내 연습장을 운영하신 덕분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자주 갔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시작하게 됐죠. 워낙 어린 시절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요. (웃음) 놀면서 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점차 재능이 보이니까 아버지께서 골프 쪽으로 길을 잡아주신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해 11월 대회에서 우승하고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우승 맛을 본 후로 저 스스로가 골프에 재미를 붙이고 정말 열심히 하게 됐죠.
 
Q. 아버지께서 스키 선수셨다고 들었다. 운동선수인 아버지가 어떤 도움을 주셨나?
 
- 중학교 때까지는 아버지와 함께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같이 뛰기도 하고, 특히 하체운동을 많이 시켜주셨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그렇게 함께 운동했는데, 고등학교 이후로는 타지 생활을 하면서 함께 운동할 기회가 없어져 많이 아쉬워요.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추억에 잠긴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와 함께했던 그때가 지금보다 더 힘들었지만, 도움은 참 많이 된 것 같아요.
 
Q. 아버지를 따라 스키를 배울 생각은 없었는지?
  
- 스키는 그냥 취미일 뿐이에요. 지금도 겨울이 되면 스키를 즐겨 타곤 하는데, 그래도 골프만이 제 길이죠. (웃음)
 
 
Part 2. 골퍼로서 겪은 시련
 
큰 시련을 겪어 보기엔 아직 어린 나이. 그래도 그의 골프 인생에 슬럼프가 한 번 쯤은 있지 않았을까?
 
Q. 골프를 치면서 시련은 없었나?
 
- 고등학교 시절이 최대 슬럼프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때죠. 골프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막상 친구들은 놀러 다니는데 저는 시합을 나가야 하고 연습을 계속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참기 어려웠어요. 특히 그 힘든 시기에 연습을 열심히 하는데도 시합에서 볼이 안 맞는 날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Q. 골프를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 아마... 골프를 안 했어도 운동 쪽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을까요? (수줍게 웃으며) 원체 공부 쪽 머리가 뛰어나지 않기도 하고... (웃음)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운동 신경이 더 타고난 것 같아요.
 
 
Part 3. 롤모델과 최종목표
 
Q. 롤모델이 있다면? 어떤 점을 본받고 싶은지.
 
- 저의 롤모델은 두 분입니다. 외국 선수로는 루크 도날드 선수, 그리고 한국 선수는 배상문(27 캘러웨이) 선수예요. 루크 도날드 선수는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그 분처럼 골프를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배상문 프로님은 서른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미국까지 진출했죠. 또 미국 무대를 밟은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최근 PGA 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닮고 싶어요. 특히 함께 시합에 나갔던 형이 갑자기 미국에 가서 TV에 나오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털털한 성격에 남자답고 굵은 목소리, 거기에다가 대구 사투리까지, 배상문 프로님은 어느 하나 멋지지 않은 게 없어요. (웃음)
 
Q. 최종목표는?
 
- 올해 4개 대회가 더 남았는데요. 한 번 더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꼭 따고, 20대에 프로로 전향해서 배상문 프로님처럼 서른 살 되기 전에 미국에 진출하는 게 목표예요. 최고의 골퍼가 되고 싶습니다!
 
 
 
Part 4. 그의 자랑, 그의 모교 ‘중앙대학교’  
 
Q. 중앙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입학 전부터 친분 있는 교수님도 계셨고, 또 국가대표 선배들이 중앙대학교에 있어서 그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습니다. 골프 전공이 유명하기도 하고요.
 
Q. 대학생활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나?
 
- 저는 학교에 큰 애정을 갖고 있어요. 같이 골프 하던 친구들이 함께 진학을 해 학교생활이 즐겁죠.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잘 이끌어주고, 프로님께서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십니다. 지금은 국가대표 훈련 때문에 태릉에서 합숙하느라 학교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데, 태릉도 물론 좋지만 친구들과 함께 다니던 대학 캠퍼스가 많이 그리워요.
 
Q. 마지막으로 우리 중앙가족들에게 한 마디
 
- 제가 이런 말을 할 위치가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모교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자랑스러운 중앙인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대회가 많은데, 늘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경기장에선 무서운 집중력과 엄청난 장타를 선보이는 괴물 골퍼이지만, 장외에서 만난 그는 꽤나 수줍어하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이는 귀여운 소년이었다. 발라드보다는 힙합, 특히 에미넴의 음악을 좋아하고,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여느 20대 대학생처럼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수민 학우. 매일 아침 여덟 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쉬지 않고 운동하는 그에게서도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반전매력! 그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어. 운동선수로서의 성실함과 20대 청춘의 결합이랄까?
 
급히 태릉 선수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소년 다윗과 적장인 골리앗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어떤 프로 골퍼보다 더 프로다운 이수민 학우의 돌풍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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