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희경(한국음악92) 동문 칼럼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예인의 모습을 가장 잘 갖춘 연주자로, 21세기 전통음악계를 이끌고 갈 선두 주자로 꼽히는 위희경 동문을 총동창회에서 만나보았다. 위 동문은 전통교육 방식과 학교교육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자유롭게 넘어들며 연주하며 한국의 악(악기), 가(노래), 무(무용)을 모두 공연할 수 있는 유일한 연주자로, 중앙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위희경 동문의 이번 인터뷰는 동창회보 308호(11월 발행) CAREER WOMAN 코너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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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희경(한국음악92) 동문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상임단원

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원장

복합문화공간 아이원 원장, 예술감독

2009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

제40회 탄금대 전국가야금경연대회 대상

 

 

안녕하십니까? 樂(악기), 歌(노래), 舞(춤)를 통한 전통적 도제교육과 학교과정을 모두 거치면서 올해로 국악에 입문한지 40년이 되는 위희경이라고 합니다. 중학교 졸업인터뷰에도 중앙대학교를 가고 싶다고 썼을 만큼 모교는 제게 어린시절부터 꿈이었고 희망이었습니다. 한국음악과 1기이자 92학번인 저는 재학 당시 전교 최우수 성적을 받았고 입학부터 장학금을 받고 다닌 결과 최우수 졸업생이라는 영예도 얻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중대 동문으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슈퍼 워킹맘이라고 합니다. 국립국악원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늦은 시간까지 공연에 참여하는 연주자로,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복합공간의 운영자로, 12살, 10살, 6살,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지만 가족이외의 어떤 도움도 없이 아이를 키워왔고 가정을 꾸려왔습니다. 이건 아마도 지금까지 제 곁에서 늘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80대의 부모님과 가족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교수님들께 배운 것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편하게 가기보다는 '내가 갈 길은 내가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故 박귀희 선생에게 가야금 병창을 사사 받은 마지막 수제자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학생부(1986) 가야금 병창 장원, 일반부(1996) 가야금 병창 장원을 수상하고 1998년 국립국악원에 입단 할 때 까지 최연소, 최초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지냈습니다. 학부시절부터 제가 가졌던 목표가 분명히 있었고 목표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들이 계셨기에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예술원의 원장으로서 전통예절과 음악을 직접 체험하는 수업을 운영하여 한국의 전통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국위 선양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980년, 한국인 최초로 LA 디즈니랜드 공연을 시작으로 수많은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힘을 확인하였고 이제까지 총 20여 개국, 35여개의 도시에서 50여회의 해외공연을 펼쳤습니다. 직접 기획한 ‘2004 아테네올림픽 대한민국 문화사절단 AURA KOREA’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순수민간단체가 이뤄낸 민간문화사절의 시발점이 되어 이후 북유럽, 호주, 카자흐스탄, 미국 등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남북이 인정하는 한국적, 전통적 자태를 낼 수 있는 연주자라는 관계자들의 추천으로 춘향役으로 발탁되어 분단 이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공연으로 평양 봉화극장에서 공연을 하여, 북한 주민들의 큰 호응과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또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을, 올해는 40회를 맞는 탄금대 가야금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그동안 연주자로서 가진 가장 큰 목표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음악만 알고 그것만이 전부였던 제게 중앙인으로서의 시간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눈을 뜨게 하는 계기였습니다. 국립국악원의 단원으로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반면 다른 장르의 예술인과의 만남으로 서로의 예술을 인정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찾고자 늘 노력하고 있지만 무대 위의 화려함과는 달리 전통예술뿐 아니라 기초예술을 하는 예술인들은 매우 피곤한 삶에 노출 되어 있습니다. 후학양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제자들에게 기초예술인의 삶이 어떠한지를 이야기 해줄 수 없을 때에는 마음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자 예술경영을 공부했고 이들을 위해 작은 복합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동안 배운 전통 예술이 이후의 세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그 길이 멀고 끝이 보이지 않겠지만 중앙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여러 선후배님들의 응원으로 정진하고자 합니다.

 

얼마 남지 않는 달력이 아쉽기만 한 계절입니다. 모두 건강한 겨울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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