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준동문1.jpg

 

[본 인터뷰는 2016년 5월 중앙대학교 홍보대사 중앙사랑 인터뷰 '파워중앙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5월의 중순쯤, <히말라야>, <검사외전>의 음악감독으로 대한민국 영화음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황상준 동문(작곡과 91학번)을 홍보대사 중앙사랑이 만나보았다. 음악감독뿐만 아니라 배우 황정민의 친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황상준 동문, 바쁜 스케줄을 쪼개 소중한 시간을 내 준 그의 인간미 넘치는 ‘리얼 스토리’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PART 1. 황상준, 건반을 두드리다(음악감독이 되기까지)
 
Q1.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이 그렇듯이 어렸을 때 호기심에 악기를 하나씩 연주하잖아요? 저도 6살 때 우연한 기회에 첼로를 연주하는 공연을 보았어요. 그때의 첫인상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 아직도 기억에 사진처럼 생생히 남아있죠. 그날 이후로 부모님께 음악이 하고 싶다고 졸랐어요. 그때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고 6살 때부터 10살까지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되었어요. 어린 당시엔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제가 어머니께 하고 싶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Q2. 원래부터 음악감독을 하고자 하셨나요? 맞다면, 혹은 아니라면 어떤 계기로 음악감독이 되셨나요?
보통 어릴 때는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잖아요? 제 아들도 음악을 시키기 위해 음악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음악이 주는 추억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들려주면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어렸을 때 이런 이유 때문에 음악을 매우 좋아해서 중,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고등학생 시절엔 밴드 음악을 하느라 학업성적도 떨어져서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아시다시피 가족이 제 위에 형(황정민)이 당시 계원예고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부모님 생각은 형이 예술을 하니 동생은 좋은 대학에 입학해서 좋은 학과에서 공부하길 원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많이 다퉜는데, 부모님께서 양보해주셔서 음악을 공부하라고 하셨어요. 대신, 밴드나 가수가 되는 것이 아닌 작곡을 공부해서 대학을 가라 하셨어요. 그때부터 대학입시를 위한 음악 공부를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저와 형(황정민)은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주말마다 영화관에 가곤 했는데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인지 작곡 레슨을 받고 쉬는 때면 항상 영화를 감상했고 자연스레 영화음악이 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대학을 들어가서도 자연스럽게 연극 영화과 학생들의 뮤지컬 작품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음악감독이 된 것 같아요.
 
황상준동문2.jpg

 

 
Q3. 2008년에는 직접 영화의 각본을 쓰시고 연출까지 하셨는데, 계기가 있다면요?
제가 특이한 점이 음악대학을 졸업했는데 영상대학원으로 입학을 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영화 공부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괜찮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 사람들의 단편영화 음악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고, 영상대학원의 경우에는 졸업을 위한 과제 중 본인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뒤에 제출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러한 과정들을 거치면서도 영화가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시간만 나면 시나리오 쓰고 메모도 합니다. 머지않아서 단편영화 하나 찍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ART 2. 청춘 왈츠, 중앙대학교와 황상준(중앙대학교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
 
Q1. 대학시절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고등학교 재학 당시 입시로 인해 매우 바빴어요. 그래서 대학 입학 후에는 무조건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영화와 뮤지컬을 좋아했기 때문에 1학년 때 연극 영화과 뮤지컬 ‘FAME’의 음악을 담당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연극 영화과 친구들, 선배들을 알게 되면서 학교에서 했던 뮤지컬, 연극, 단편영화의 음악을 작업하며 대학시절을 보냈어요. 연애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건 다 했죠. 수업 역시 듣고 싶은 수업은 재밌게 들었어요.
 
Q2.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인가요? 혹시 대학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작곡하신 음악이 있나요?
어려운 질문인데,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한 경험은 있어요. ‘히말라야’ 작업 당시 친한 친구가 사고로 하늘나라에 갔어요. 당시에 친구를 보냈다는 슬픔에 많이 울었죠. 너무 슬퍼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전화기에 녹음을 했어요. 그 곡이 바로 ‘히말라야’의 ‘Goodbye My Friend‘예요.
 
황상준동문3.jpg

 

 
Q3. 중앙대학교 여행 동아리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중앙대학교와 얽힌 연애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여행 동아리 유스호스텔에서 활동했는데, 놀기만 할 줄 알고 갔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협업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다른 과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죠. 그때 사귄 친구들은 지금도 만나고 있어요. 거기서 아내도 만났는데, 함께 여행을 다니다 힘들게 산행을 하면서 그 친구의 장점이 많이 보였거든요. 하지만 당시에는 동아리 연애가 금지였기 때문에, 2학년 때부터 연애를 했지만 친구들에게는 1년 반 동안 알리지 않았어요. 군대를 다녀온 후에야 모두에게 알리게 되어서, 연애 사실을 알리고 싶어 했을 아내에게 미안했어요.
 
Q4. 황상준에게 중앙대학교란? 한마디로 정의해주신다면.
소중한 추억. 알찬 학교생활을 했어요. 많이 놀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성격도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 활달한 성격인데 방 안에서 공부하고 피아노를 치면서 음악 공부를 하니 폐쇄적으로 변했어요. 하지만 여행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힘들게 산행하며 친구들을 사귀고 미리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한마디로 중앙대학교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죠. 아내도 만났으니까요. (웃음)
 
 
PART 3. 귀로 듣는 영화를 만든다(영화음악감독으로서 황상준 동문의 활동)
 
Q1. 영화 음악감독을 맡으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일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항상 선택의 갈림길에 서잖아요? 작품은 좋은 것 같은데 페이가 별로이고 작품은 별로인 것 같은데 페이가 좋을 때가 있는데, 음악감독으로서 양심 때문에 되도록 좋은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을 선택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나리오를 보면 관객과의 소통이 될지 안 될지가 대충 보이거든요. 그렇지만, 시나리오에서 부족한 것을 음악적인 부분들로 채워서 멋지게 만들 수 있을 작품이면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요. 음악감독만이 채울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Q2. 작곡이 잘 될 때는 언제이신가요, 또 잘 안 될 때는 언제이신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저는 작곡가이기 때문에 늘 좋은 컨디션으로 항상 좋게만 곡을 쓸 수는 없는데, 오랫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제가 제일 좋을 때의 컨디션을 제가 잘 알잖아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전 여섯 시 쯤이 제일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그렇듯이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가 가장 머리가 맑잖아요? 게다가 그때가 가장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그 시간에 집중이 제일 잘 돼서 그 시간을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가령, 좋은 시나리오가 왔을 때 일부로 그때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서 시나리오를 보면서 집중을 하려고 해요.
 
 
황상준동문4.jpg

 

Q3. 친형제인 배우 황정민 씨와 함께한 작품이 많은데요, 동종업계에서 형제가 함께할 때의 좋은 점은 무엇이고,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로는 장점이 많은 것 같아요. 둘 다 나쁜 행동들을 안 하니까요(웃음). 제가 만일 다른 일을 했었더라면 형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 텐데, 동종업계에서 일하면서 같은 작품을 맡다 보면, 배우 황정민 같은 경우는 너무나 유명한 영화배우라서 주변에서 칭찬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가족과 동시에 스텝이다 보니 남들이 편히 얘기할 수 없는 점을 얘기해 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같은 영화를 맡았다고 영화에 관하여 매일 얘기하지는 않아요. 서로의 역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단점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Q4. 올해 개봉했던 영화, 검사외전에서 배우 강동원의 ‘붐바스틱 장면’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일단 콘셉트 자체가 재미있는 장면이었고, 원래는 안무 선생님이 있었는데, 즉흥적으로 동원 씨가 춤을 췄던 했던 장면이거든요. 사실 제일 감사한 건 동원 씨에요. 동원씨가 너무 재밌고 즐겁게 했기 때문에 사실 그게 ‘붐바스틱’이 아니더라도 인기가 많았을 것이라 생각해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제가 보통 음악작업을 하면 종종 제 와이프에게 5분짜리 시퀀스를 보여줄 때가 있는데 평소에는 음악적인 얘기를 하던 와이프가 시퀀스를 보더니 첫마디가 “강동원 피부 좀 봐…” 이러는 거예요(웃음). 그때 들었던 느낌이 ‘모든 여성들의 영화를 보는 입장이 이렇겠구나’라고 느꼈어요.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주는 이러한 영향력 덕분에 ‘봄바스틱 장면’ 또한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황상준동문5.jpg

 

 
Q5. 지금까지 작곡한 곡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예전 같은 경우는 이러한 질문을 받았을 때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곡에 애정을 가지려 한다’라고 대답하곤 했었는데, 아까도 얘기한 ‘히말라야’ 라는 영화가 저희 형이 출연해서 이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석훈 감독님과 함께 해서인지 ‘히말라야’ 에 나오는 음악들이 다 애착이 가요. 조수미 선생님께서 국내가 아닌 이탈리아에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불러주셔서 대단히 감사했죠.
 
Q6. 평소 즐겨 듣는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빅뱅 많이 들어요.(웃음) 심지어 앨범도 구입했어요. 빅뱅의 앨범 ‘A’에 수록되어 있는 음악을 많이 듣는데, 그 계기가 제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저한테 휴대폰을 빌려달라 해서 무엇을 하나 슬쩍 보았는데, 빅뱅의 노래를 부르면서 노래와 랩을 부르더라고요. 게다가 가사까지 외우는 모습을 보고 나니 애들 때문에 차에서도 빅뱅 음악을 틀고 그러다 보니 요즘엔 제가 더 빅뱅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Zion-T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제 직업 자체가 트랜드를 많이 고려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트랜디한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PART 4. 황상준 소나타, 그 다음 악장(앞으로의 계획)
 
Q1. 앞으로의 계획(단기적), 혹은 꿈(장기적)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은 7월 7일 개봉 예정인 ‘봉이 김선달’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5월 말, 6월 초까지 열심히 작업해서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 보여드릴 예정이고, 연말에는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를 작업할 계획이에요. 영화음악을 하면서 ‘변호인’ 송우석 변호사의 대사가 와 닿았어요. 자식들을 위해 현재를 열심히 산다는. 저 역시 음악을 하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식들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에요. ‘해적’ 상영 당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어요. 어머니를 모시고 극장에 처음 갔는데, 영화를 보면서 행복해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메일을 읽고 저도 행복했죠. 거짓말 없는 좋은 작품을 진심으로 작업하고, 제 음악을 듣고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Q2. 한국 영화음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더 많은 후배들과 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영화음악계뿐만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충분한 대가가 있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황상준동문6.jpg

 

 
Q3. 마지막으로, 음악감독을 꿈꾸는 전국의 청춘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열심히 하면 꼭 될 거라고 말하는 건 사실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제 경험상 후회는 없을 거예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목숨 걸고 열심히 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한다는 그 사실 자체, 그때 그 시간이 행복할 거예요. 한참 지나서 후회하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시간 여의 인터뷰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른 채, 중앙사랑은 황상준 동문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황상준 동문의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졸업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학부 때의 모습이 제일 기억난다고 하면서 ‘지금 시절에 제일 재밌게 놀라’ 고 조언까지 해주는 그의 모습에 따뜻함 마저 느꼈다. 앞으로 개봉하게 될 ‘봉이 김선달’ 은 물론, 그다음 영화들도 좋은 음악으로 우리들을 감동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중앙인 여러분들도 황상준 동문과 ‘귀로 듣는 영화’를 함께 하시길 바란다.
  1. 황상준동문2.jpg (File Size:412.7KB/Download:94)
  2. 황상준동문1.jpg (File Size:449.6KB/Download:113)
  3. 황상준동문3.jpg (File Size:404.0KB/Download:104)
  4. 황상준동문4.jpg (File Size:417.6KB/Download:100)
  5. 황상준동문5.jpg (File Size:455.1KB/Download:114)
  6. 황상준동문6.jpg (File Size:437.3KB/Downloa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