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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영화61)

관리자 | 조회 수 1617 | 2010.09.13. 11:11

화제의 동문/ 김준성(영화 61)
2010 미쟝센 단편영화제 스릴러부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지난 7월 1일, 영화인들에게 꿈의 등용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 9회 2010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4만번의 구타’로 스릴러부문 최우수 작품상의 명예를 거머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준성 동문(영화과 03학번)이다.
                    

      

“처음 영화 시작할 때는 멋 모르고 ‘예술을 해야 한다’며 어려운 얘기만 잔뜩 했던 적도 있다.(웃음) 좋아하는 건 휴먼 드라마 장르인데, 시나리오가 잘 써지는 건 스릴러 장르라서 고민이다.”며 멋쩍은 듯 웃는 김준성 감독. 그를 만나 그의 영화와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1. 영화에 매료되다.
어린 시절,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주말만 되면 비디오를 한 묶음 빌려와서 보곤 하셨는데 그 덕에 나도 자연스럽게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영화와 친해졌다. 영화감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교 때였다. 처음으로 극장이라는 곳에 갔고, 그때 본 영화가 ‘타이타닉’ 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너무 애절하게 다가왔고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가 안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가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나도 타이타닉의 감독처럼 사람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시절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보고 영화라는 장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절실히 깨달았고 그때부터 정식으로 영화연출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져 중앙대 영화학과에 오게 되었다.

#2. 꿈을 향한 준비 - 중앙대 영화과 시절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땐 솔직히 나 스스로가 많이 창피했다. 동기들에 비해 영화적 지식도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영화도 너무 안 본 것 같아 스스로 많이 반성했었다.(반성만 하고 노력은 별로 안했지만^^) 학교 다닐 땐 대부분의 시간은 공부보다는 영화를 찍거나 동기 선후배들의 촬영을 도와주러 다녔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건 역시 술자리가 아닌 가 싶다. 그 때문에 학교 성적은 바닥이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와 생각을 공유했던 시간들이었기에 지금와선 가장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뽑자면 이번 졸업영화제를 찍었을 때의 일인데, 영화촬영 중 가장 중요한 씬을 촬영하는 날이었다. 총제작비의 30% 정도가 들어갔고 스텝도 가장 많이 필요했던 날이었다. 게다가 겨울이라 추위와 싸워가며 밤새 힘들게 찍었다. 그런데 촬영을 끝내고 보니 카메라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당일 촬영한 모든 소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당장 다음날도 중요한 촬영이 있는데 제작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정신적인 충격이 커서 촬영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내가 다독여 줘야 할 배우와 스텝들이 오히려 나에게 포기하지 말자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제작을 맡았던 박민하 피디는 자신의 생활비를 다 털어서 제작비에 보태주었다. 나는 그들 때문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영화라는 것이 혼자 잘나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스텝, 배우 모두가 함께 만드는 작업이라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상을 받았을 때 수상 소감으로 항상 스텝들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가식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백번 말해도 그 고마움을 다 갚을 수 없는 소중한 동료들이다.

#3. 미장센 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영화 스틸컷>   

※ 미쟝센 단편 영화제는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이 후원하여 이름 붙여진 영화제다. 2002년, 이현승 감독이 “장르”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색다르게 볼 것을 제안하고, 각 장르를 대표하는 김성수, 박찬욱, 허진호, 김진운, 김대승, 봉준호, 류승환 감독이 이에 화답하면서 탄생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특징은 장르로 영역과 특징을 세분화한 새로운 컨셉의 영화제라는 것으로 장르로 단편영화보기를 제안하는 국내 유일의 영화제이다.
특히, 미쟝센 영화제는 ‘한국의 단편영화 제작 편수는 곧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 편수와 같다’는 말이 나올 만큼 국내에서 최다 출품 공모 편수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제이다.
독특한 것은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로 미쟝센 영화제만의 장르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Q1.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미장센 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마지막 귀갓길>이라는 제목으로, 집으로 귀가하던 두 자매에게 벌어지는 스릴러영화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연쇄 살인사건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항상 실제 범인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우리 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는 친근한 사람들이더라!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나 같은 무고한 남자들도 밤늦게 여성과 단둘이 엘리베이터만 타도 오해의 시선들을 받게 되는 게 사실이다. 동네 이웃조차 믿지 못하게 된 현시대의 상황과 그로인해 겪게 되는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품 컨셉의 아이디어는 실제로 내가 경험한 일인데 예전에 여자 친구가 버스를 잘못타서 아무도 없는 낯선 동네에 내린 적이 있었다. 여자 친구는 울면서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의 위치를 모르니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택시를 발견해 무사히 집으로 귀가했지만, 그 짧은 시간의 공포는 나에게 상당히 임팩트가 있었고 그 스릴과 긴장감을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2. 이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장르가 스릴러다 보니 극적 긴장감이 가장 신경이 쓰였다. 특히 관객이 사건이 어떻게 끝날까를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몰입하게 만드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Q3.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날씨와 공간이 가장 큰 적이었다. 2월, 한 겨울이었고 모든 촬영이 밤에만 진행되다 보니 배우나 스텝 모두 너무 힘들어했다. 그래도 끝까지 참고 도와준 스텝, 배우들 덕분에 너무 힘이 나 집중해서 연출을 할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데 너무 고생해준 스텝들 덕분에 눈물을 흘렸다. 그것 때문에 후배들한테 지금까지 놀림거리가 되고 있지만...^^

Q4. 최우수 작품상을 탄 소감
상이라는 건 받을 때 마다 너무 좋은 것 같다. 너무 기뻤고 특히 배우와 스텝들이 너무 좋아해주어서 더 좋다. 아직도 이 일에 불안감을 가지고 계시는 부모님께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긴 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

Q5. 영화감독으로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시나리오가 있다면?
나름대로 꼭 찍어보고 싶은 실화 소재가 몇 가지 있는데 대부분 장르가 휴먼 쪽이다. 우리주변에서 일어났거나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좋아하는 장르와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달라서 나에게 가장 큰 딜레마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단계라 기회가 된다면 많은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화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코미디든 스릴러든 장르에 맞는 감정을 잘 잡고 표현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

#4. 김준성 감독에게 영화란?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후로 내 인생의 70%정도를 차지하는 것 같다. 감독이 되고 싶다는 열망도 강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평생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도 강하다. 예전에 토크쇼에서 배우 박중훈씨가 ‘나의 첫 번째 결혼상대는 영화다’라고 말했는데 일반인들이 보면 닭살스러운 멘트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말이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난 여자랑 결혼 할 것이다.^^

#5. 중앙인 동문들에게 전하는 말
중앙대라는 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좋았던 건 학생들을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 실력 있는 교수님들과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선배들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내가 공부했던 영화과에 이용관 교수님이나 이현승 교수님 같은 경우엔 후배 영화인 양성에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시는 것 같다. 항상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나도 위치가 된다면 이들처럼 중앙대의 많은 후배들과 영화인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또한 학교 다닐 때는 솔직히 중앙대의 울타리가 얼마나 크고 든든한지 잘 몰랐는데, 사회에 나와 보니 같은 과 출신이 아니더라도 단지 같은 중앙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많은 선배님들이 챙겨주고 도움도 많이 줬다. 그러니 후배들도 이렇게 끈끈하고 든든한 동문들을 가진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많이 활용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나의 위치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금은 민망하지만 어떠한 방향이든 두렵고 불안하더라도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확신이 있다면 밀어붙이고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아직 유명한 영화감독이 아니고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 많은 두려움이 있지만 나의 생각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나를 비롯해 이글을 읽을 모든 중앙인들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젊음과 패기가 있으니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슴 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 김동성 동문 수상경력
2007 <박영철씨 칠순잔치> 제 6회 SHIFT U 영화제 대상.
2009 <마지막 귀갓길> 제 46회 대종상 영화제 단편부문 최우수 작품상.
제3회 대학영화제 음향상.
제9회 대한민국청소년 영화제 동상.
2010 제9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4만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 작품상.
제3회 서울세계단편영화제 촬영상.
                                                                                 취재 : 홍보대사 김정연(신문방송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