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산업의 천하통일을 이룩했습니다.” 참외 한품목으로 지난해 3,052억원의 조수익을 달성한 이창우 경북 성주군수의 자신만만한 일성이다. 이군수는 2002년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주 참외를 세계 명품 반열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참외 발효과(깔랑이) 유통 근절, 규격상자 정착, 지리적표시제 등록, 참외산업특구 지정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추진해 ‘참외 농업’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참외 산업화’를 이룬 것이다. 이군수는 “농업인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소득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도로 포장이나 체육시설에 대한 투자는 늦어도 되지만 농업 투자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농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중단 없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 성주 하면 참외를 빼고는 말할 수 없게 됐는데.

▶그렇다. 현재 성주군 전체 농작물 재배면적의 약 45％인 3,872㏊에서 참외를 재배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참외 재배면적의 71％를 차지한다.

2009년 현재 5,258농가가 연간 14만2,240t의 참외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참외 한품목으로 올린 조수익이 3,052억원이었고 올해는 3,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성주 참외’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군에서 설치한 산지유통센터와 공판장에서 전국의 참외값이 결정되고 있다. 참외는 명실상부한 성주군의 대표산업이자 소득작목으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다.

- 성주 참외 명품화를 위해 많은 정책을 도입해 추진중인데.

▶무엇보다 발효과 등 불량 참외의 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발효과 유통 근절 사업을 꼽을 수 있다. 군과 농협·농업인이 합심해 발효과와 등외품의 유통을 원천 차단해 성주 참외의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 2007년부터 시작한 15㎏ 규격상자 유통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400억원의 추가 소득을 달성하는 등 유통의 혁신을 이뤄냈다. 이밖에 성주 참외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통해 다른 지역 참외와의 차별화를 이뤘고, 공동브랜드인 〈참별미소〉로 성주 참외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고령화되는 농촌의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85억원을 투입해 하우스 보온덮개 자동개폐시설을 설치했고 발효과 유통 근절 사업으로 수매한 ‘깔랑이’와 등외품을 액비로 만들어 농가에 되돌려 줌으로써 농가경영비 절감과 고품질 참외 생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 참외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성주군은 1994년부터 일본으로 꾸준히 참외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엔 일본 89.35t, 말레이시아 1.35t 등 총 25회에 걸쳐 90.7t을 수출한 바 있다. 올해는 7월 말 현재 이미 65t을 수출했고 연말쯤 되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20t에 이를 것이다. 수출을 통해 국내 값 지지 차원을 넘어 농가소득 증대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와인과 브랜디 등 참외 가공품의 개발이 참신한데.

▶최근엔 성주 참외를 이용한 명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일 1차 연구 결과 참외와인(알코올 함량 10％) 및 브랜디(알코올 함량 40％)를 개발해 평가회를 가진 바 있다. 앞으로 2~3년 내에 명품 참외명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참외피클, 참외씨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인 환과 참외말랭이 등 앞으로도 참외를 이용한 가공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광역친환경단지 조성 등 서부권 개발 현황과 계획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성주의 서부권인 수륜·가천·금수면은 천혜의 경관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을 찾아오는 농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녹색농촌체험마을과 관광농원 등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부터 100억원이 투입돼 추진된 수륜면 일대 광역친환경단지 조성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곳이 완공되면 수륜면 일대는 국내 최고의 친환경농업지대가 될 것이다. 또 가천면과 금수면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성주호에 모험레포츠 산업을 유치하고 독용산성 및 자연휴양림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도시민의 쉼터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농정 파트너인 농협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농협은 농정을 추진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파트너다. 정부 시책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농업인과 가장 가까운 종합금융기관이기도 하다. 특히 지자체와 지역농협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지자체의 행정적인 지원과 지역농협의 현장지도 및 실질적인 지원대책 실행 등 상호 협력관계가 원활할 때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 생각된다. 군과 농협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유지해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쓰겠다.

- 농업인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농업인들은 생명산업을 주관하고 있는 ‘파수꾼’들이다. 비록 힘들고 어려움도 많지만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행정에서도 농업인들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모두 함께 희망의 농업을 일궈 나갔으면 좋겠다.



●이창우 군수는, 참외산업 ‘큰 획’… 농업지원 최우선

이창우 군수는 약사 출신이지만 농업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2002년 군수 취임 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참외를 군의 으뜸 소득작목으로 키워냈다. 성주 참외 산업의 한획을 그은 것이다. 이군수는 농업에 대한 투자는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소신으로 농업 지원을 항상 최우선에 둔다. 또 틈만 나면 참외작목반을 방문해 농업인들과 대화하고 애로를 청취한다. 최근엔 성주 농업인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축산과 친환경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1938년생 ▲중앙대 약학과 졸업 ▲바르게살기운동 성주군협의회장 ▲경북도의회 의원 ▲성주군수(민선 3·4기)



●명품참외 육성 동력은, 자조금 조성… 비상품과 유통근절 앞장

성주는 참외를 지역의 대표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행정·농협·농업인이 협력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참외 발효과(깔랑이) 유통 근절 사업. 2008년 시작한 이 사업은 군과 농협성주군지부·지역농협·농업인 등이 함께 발효과와 등외품을 수매해 비상품과를 시장에서 격리시켰다. 사업비는 군과 농협·농업인이 분담한다. 올해도 8월까지 8억원을 들여 발효과 1,105t을 수매, 액비와 유기질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다시 돌려주고 있다.

군은 농업 분야에 대한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은 비닐하우스 필름과 상자 등의 연합구매사업을 통해 농가의 경영비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하우스 비닐의 경우 시중가보다 평균 23％ 낮은 값으로 농가에 공급해 모두 33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됐다. 농업인들은 작목반별로 활발한 기술·정보 교류를 통해 고품질 참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자조금을 조성해 발효과 유통 근절 사업 등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이와 같은 행정·농협·농업인의 역할 분담과 상호협력이 성주 참외의 명성을 일궈 낸 동력이 됐다.

성주=유건연 기자 sower@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