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백용호(경제 31) 동문

최재영 | 조회 수 2365 | 2009.07.20. 08:42

[인물탐구]-⑧ 'MB의 13년 정책브레인' 백용호 청장



*그림1*<2008년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 때 이명박 대통령과 백용호 청장(전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화하며 웃고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MB(이명박 대통령)맨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국세청장에 내정된 후 기자간담회에서).

"저에게 일을 맡기면 잘할 것이란 기대 때문에 임명하신 것 같다. 국세청장 임명에 대해 (대통령께) 감사드린 적 없다"(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백용호 국세청장은 `MB맨'이라고 규정해 버린 세간의 평가에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임명권자에게 지나가는 말이라도 감사 인사 한번 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백 청장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과 쌓아온13년간의 `무한 신뢰'가 뒷받침 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도백 청장에 대해 "잘 하실겁니다"라는 말 한마디만 했다고 한다. 그것도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일까.

백 청장은 경제학자다. 전공도 금융이며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주식가격 결정 모형'이다. 국세청의 주업무인 조세행정 분야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그를 괴롭힌 질문 중 하나도 국세청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문제였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세정경험이 전혀 없는 무적격자"라는 `폭언'까지 하며 그를 몰아붙였고,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차라리 금융위원장을 하면 잘 하실텐데 국세청장 자리를 왜 수락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때도 비슷한 이유로 자질론이 제기됐었다.

'개국공신'에 대한 '논공행상'의 배려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가 하면 공정위 내부 직원들 조차도 "백용호가 누구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백 청장도 주변의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청장에 내정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복이 없는지 모르겠다. 공정위 올때도 비판 받았던 주된 이유인데 이번에도 똑같은 비판을 받는다"면서 "전공 찾아가면 그런 비판을 안받을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외부에서 `비전문가'라는 비판을 받을 지언정 이 대통령의 `신뢰'와 `믿음'을 재산 삼아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그게 제 업인 것 같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바라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말속에서 그가 말한 `업'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전공 분야이건 비전공 분야이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게 백 청장의 생각이자 소신인 듯 했다.

▲조용한 카리스마가 조직을 바꾼다 = 백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됐을 때 2만여 국세청 직원들은 소리없이 '경악'했다. 국세청 설립 44년만에 외부인사가, 그것도공무원 출신이 아닌 민간 경제학자 출신의 `비전문가'가 청장으로 온다는 게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 했다.

특히 전직 청장들의 추문으로 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청장 자리에 이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브레인'을 내려 보내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기에 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국세청을 권력기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징세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일 뿐이다"라는 백 청장의 말은 자존심 강한 국세청 직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위에서 하는 개혁이나 쇄신이란 말은 적절치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세청 개혁은 점진적으로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림2*<국세청장 취임식에서 국세청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백용호 청장> 새 청장이 정식 취임하면 대대적인 인사 개편과 함께 획기적인 조직 개편이 있을것이란 국세청 내부의 당초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매우 꼼꼼한 사람이어서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잡음을 낼 만한 액션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낙 이해력이 빠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질질 끄는 스타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백 청장은 업무에 대한 이해력이 매우 빠르다. 머리가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국세청 간부들이 국세청 업무 전반에 대해 보고하면서 놀란 점도 백 청장의 이해력이 매우 빨랐다는 점이었다.

백 청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공정위의 한 간부는"취임하고 나서 한달도 안돼 모든 업무를 머릿속에 꿰차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고위직, 간부직을 중심으로 국세청 인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일부 지방청장과 일선 세무서장이 명예퇴직을 하면서 인사수요가 발생한 측면도 있어대대적인 인사는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림3*<공정거래위원회 임직원 워크숍에서 직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국세청장으로서 할 첫 인사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올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했던 인사에 대한 평가에서 그는 비교적 후한점수를 받았었다.

공정위의 한 간부는 "공직사회에서 조직을 바꾸고 정책 추진의 동력을 높이는데인사 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위원장(백 청장)이 한 인사에 대해 내부적으로 좋은평가를 했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말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부 평가에서 당시 백 위원장의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점수는 81점이었다. 이전 위원장때보다 무려 31점이나 높아진 결과였다. 인사후 흔히 나오는 내부적인 불만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공정위의 다른 간부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들을 배치하다 보니 인사에 잡음이 없었고 결국 조직안정을 가져와 정책 추진의 탄력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백 청장의 이러한 점을 '조용한 카리스마'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공정위와 국세청은 조직 구성 자체도 틀리고 인사의 폭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만큼 첫 인사를 잡음없이 잘 해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난, 고집, 근성, 수재, 탈모 그리고 장남' = 1956년 충남 보령의 웅천읍 산골에서 태어난 백 청장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은 또래의 친구들처럼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석재공장을 해 그런대로 먹고 살았지만 사업 때문에 전학이 잦아 정작고향인 보령에서 산 날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령이 아닌 광주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광주서중)를 다녔다.

이런 상황에서 두 차례에 걸쳐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한데다 중학교 졸업 무렵 심장병을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에겐 큰 시련이었다. 이를 이겨낼 방법은 공부밖에 없었다.

익산의 남성고등학교로 진학한 그는 어려운 환경속에서 자취를 하면서도 3년내내전교수석을 다투는 '수재'였다고 한다. 장학금을 단 한번도 놓친 적이 없는 '악바리'이기도 했다.

백 청장의 성품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조용하고 차분하다. 젠틀(gentle)하다"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어릴적에는 이러한 평가와는 좀 달랐다고 한다. 보령에살고 있는 백 청장의 지인들은 어릴적 그를 "고집도 세고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도 있는 강한 소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를 잘 아는 고향의 한 지인은 "그런 성격 때문에 수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부를 잘 했던 것"이라며 "성장하면서 성품이 점점 유해졌다"고 말했다.


성격이 예민해 지기 시작하던 중.고등학교 시절 백 청장에게는 꼭꼭 숨기고 싶은비밀 하나가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탈모현상이었다.

지인들에 따르면 수재 소리를 들으며 강단있던 그도 탈모 때문에 사춘기때 남모를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이러한 마음 고생은 계속돼 한 때는 가발을 쓰고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한 지인은 "지금은 그래도 머리 스타일이 많이 자연스러워졌지만 예민한 사춘기시절 자존심 세던 백 청장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말했다.

익산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백 청장은 서울대를 들어가고도 남을 성적이었지만중앙대 경제학과로 진로를 결정했다. 아버지는 그가 공무원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그는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중앙대였다는 것이다. 당시 중앙대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4년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었다.

중앙대에 들어가서도 그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3년반만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그것도 정경대학 수석졸업이었다. 당시 백 청장의 스승이었던 박승 前 한은총재는 "성적도 상당히 좋았고, 학구열도 매우 우수했다"고 회상했다.

백 청장은 스승이었던 박 전 총재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 졸업후 외환은행에 취업할때도, 외환은행을 그만두고 뉴욕주립대로 유학을 떠나기전에도 예의 박 전 총재를 찾아가 상의를 했다.

박 전 총재도 "백군은 고민이 있을때 마다 자주 찾아와 상의를 하곤 했었다"면서"우리집에도 몇번 찾아와 몇번 자고 가기도 했다"며 백 청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나타내기도 했다.

박 전 총재는 백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려운 자리니까공명정대하게 공직에 임하라"라는 짧으면서도 강한 메시지가 담긴 축전을 보냈다고한다.

뉴욕주립대 역시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떠난 백 청장은 중앙대를 3년반만에 수석졸업했듯이 뉴욕주립대에서도 4년만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따냈다. 특히 `주식가격 결정에 관한 이론'을 주제로 쓴 그의 논문은 뉴욕주립대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했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돌아온 그는 1986년 3월 이화여대 교수로 임용됐다. 당시 나이는 만 30세. 이대 최연소 남자교수였다. 자신이 공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모교 중앙대 경제학과에는 당시 교수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대에서의교수생활은 후일 그가 현실정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익산 남성고에서 수재소리를 듣던 백 청장에게는 라이벌이 있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아 선생님들과 친구들 사이에서는 '雙(쌍) 용호'라는 별칭까지생겨났다.

백 내정자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주는 중앙대로 진학한 반면 '라이벌 용호'는 서울대 법대로 갔다. 대학 재학시절 사법시험(24회)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된 후 서울지법, 법원행정처, 서울고법, 특허법원 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거친 후 지난 2007년부터 법무법인 세종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문용호 변호사다.

백 내정자는 공부로 무한경쟁을 벌이던 문 변호사와 대학 진학후에도 우정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경쟁자였고 가는 길이 달랐지만 누구보다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백 내정자는 3형제중 장남이다. 바로 밑의 동생은 백 내정자 처럼 공부를 잘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오랫동안 증권맨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 대형증권사의 부산지역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초 임원으로 승진했다. 공교롭게도 형은 금융과 증권쪽을 전공한 학자이고 동생은 증권 실무를 오랫동안 해 오고 있는 셈이다.

백 청장의 부인은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영화평론가 조혜정씨다.

현재는 수원대에서 영화연극학과 전임강사로 강의를 맡고 있다.

▲'정치인' 백용호 = 지난해 새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취재하던기자들은 경제1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백 청장에 대해 "정치인 같다"고 평가하곤 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브레인 중 한명으로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깊이관여한 그의 이력이 그런 평가를 하게 한 측면도 있지만 총선에 출마해 현실정치를직접 겪어본 경험이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그림4*<1996년 4.11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백용호 청장.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와 함께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백 청장은 1996년 4.11 총선때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서울 서대문을에서 출마했다. 제자인 이대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도왔다. 하지만그는 국민회의 중진 장재식 의원에게 4천여표 차로 패했다. 탄탄대로였던 그가 겪은첫 실패였다. 선거에서 떨어진 후 그는 두달간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마음을 잡지못했다.


그가 이렇듯 학자에서 정치인으로 인생항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정치권으로부터의 집요한 러브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 교수로 임용된 후 현실 참여의목소리를 내는데 적극적이던 것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눈여겨 봤던 것이다. 소장파 학자이지만 정치적 성향이 꽤 있는 인물로 평가한게 아닌가 싶다.

백 청장은 1989년 설립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적극적으로 참여, 1993년에는 상임집행위원과 국제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1993년에는 김영삼 정부가전격적으로 발표한 금융실명제의 내용과 문제점 등을 파헤친 연구서를 경실련 참여소장학자들과 함께 내기도 했다.

또 이듬해에는 41명의 학자들과 함께 한국은행의 독립을 촉구하는 서명을 하기도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을 학자들이 연명으로 촉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이러한 현실 참여 활동은 당시 신한국당 중진이었던 김덕룡 의원의 눈에 들어왔고 1996년 4.11 총선 출마 권유로 이어졌다. 김 의원과 백 청장 사이의 연결고리는 익산이 있다.

김 의원은 익산 출신으로 남성중학교를 나왔고 백 청장 고향은 충남 보령이지만고등학교를 익산서 나왔다. 백 청장은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서 '9룡' 중 한명으로 불렸던 김 의원을 돕기도 했다.

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백 청장에 대해 스승인 박승 전 총재는 "밖에서 격려를 많이 하긴 했지만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고향의 지인들은 "경실련 등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인 욕망이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이렇듯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그가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96년 4.11총선에 출마한 신한국당의 몇몇 후보들이 `경제를 걱정하는 모임'을 가지면서부터이다.

총선에서 경제이슈는 사라지고 정치쟁점만 부각되는 현실을 `각성'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이 모임에 당시 종로에서 출마한 이 대통령과 서대문을에서 출마한 백 청장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총선에서 이 대통령은 당선, 종로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나 백 청장은 낙선했다. 백 청장은 한동안 방황하다 신한국당 서대문을 지구당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직을 맡으면서 현실정치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놓고 미국으로 떠나게 되자 백 청장은 이 대통령에게 손길을 내밀어 이 대통령이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의 원장직을 자청해 맡았다.

잘 나가던 전문 경영인에서 화려한 정치인으로 변신했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모든것을 잃고 현실에서 멀어진 이 대통령의 손을 잡은 것은 그에게 어찌 보면 최대 모험이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이 대통령은 당시 백 청장이 손길을 내밀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두고두고 했으며, 측근들에게도 "나를 알아본 유일한 사람은 바로백용호"라는 말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백 청장은 이 대통령이 1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 서울시장 선거에본격 도전하자 그는 동아시아연구원장으로서 서울시장 출마 공약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냈다. MB의 핵심 정책브레인으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림5*<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 기공식에서의 기념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백 청장이고, 맨 오른쪽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다.> 결국 2002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돼 취임하자 그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의 자리에 오른다. 별볼일 없던 산하기관에 불과했던 시정개발연구원을 그는 명실상부한 서울시의 싱크탱크로 만들어 놓는다. 연구원장으로 3년간 있으면서 그는 MB의상징과도 같은 청계천 개발과, 대중교통 시스템 개편, 뉴타운 개발 등 굵직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2006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서 물러나고 본격적으로 대선전에 뛰어들자 백 청장 역시 바른정책연구원장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인 유우익 서울대교수가 이끈 국제정책연구원과 함께 대선 캠프 정책자문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한 것이다. 그의 임무는 학계의 MB맨들을 모두 끌어 들여 대선 공약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림6*<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국포럼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백용호 청장 등 참모들과 선거전략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승리 후 꾸려진 인수위원회에서도 백 청장은 빠지지 않았다. 경제1분과위원회 위원으로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과굵직한 경제 현안과 정책들을 정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 첫 조각에서 그는 자신의 전공과도 연관성이 깊은 금융위원장이 되길 내심 바랐다. 하지만 결과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가는 것이었다. 장관급의 비중이있는 자리이긴 했지만 실망했을 수도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뜻이니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림7*<청와대 국무회의전 티타임 시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최측근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있다. 이명박 대통령 오른쪽은 유우익 전 비서실장과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돼서도 그는 결코 설렁설렁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따랐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고각종 기업규제들을 풀어 나갔다.

일부에선 기업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감시와 규제를 강화해야 할 공정위가 너무나도 친기업적으로 변질돼 간다는 비판도 가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공정거래위원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국세청장으로 옮겨가면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MB맨이기 때문에 소신과 원칙에서 벗어나 일을 처리해 본적은 없었다. 최소한 마음 가짐은 그랬다"고도 했다.

pisces73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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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4기-남은 1년 이렇게] 박용래 관악구청장 대행 “서울대와 ‘에듀밸리 2020’ 추진, 사교육 없이도 명문대 가는 區로” 2009-07-15 28면 기자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자의 블로그 보기 지난 5월15일부터 구청장직을 맡게 된 박용래 권한대행은 남은 ...

    관악구청장 권한대행 박용래(법학 27) 동문
  • 지은희(사회체육 60) 동문 인터뷰
    • 09.07.16. ·
    • 조회 수 2168 ·

    [스타 데이트] 지은희 “저요 깐깐하고, 지고는 못 살고, 스피드광이에요” [중앙일보] US여자오픈 우승하고 금의환향한 ‘미키마우스’ “저요. 알고 보면 깐깐하고 피곤한 여자예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지은희가 1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미키...

    지은희(사회체육 60) 동문 인터뷰
  • 박영훈(화공 46) 동문, 2009상반기 베스트...
    • 09.07.15. ·
    • 조회 수 3378 ·

    [2009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분야별 신규 1위 화학·정유 박영훈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데이터에 근거해 재고효과 적중 ▶ 72년생 / 중앙대 화학공학과 학사ㆍ재무학 석사 / 2000년 대우증권 / 2003년 미래에셋증권 / 2004년 가울투자자문 / 2007년 동...

    박영훈(화공 46) 동문, 2009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화학 정유 분야 1위
  • 서울 유일 호스피스 병원장 배현정 동문 -...
    • 09.07.14. ·
    • 조회 수 2086 ·

    서울 금천구 시흥동 주택가. 다세대 주택 골목 사이 아담한 2층 집이 서울에서 유일한 호스피스 전문 의료기관인 전진상 의원이다. 4월 18일 기자가 찾았을 때 말기암 환자 전모(71)씨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따스한 봄볕이 그리워서다. ...

  • 이재오(경제 19) 동문 인터뷰
    • 09.07.13. ·
    • 조회 수 2069 ·

    [최보식이 만난 사람] 입력 : 2009.07.13 03:26 / 수정 : 2009.07.13 08:00 "얼마나 참고 살아온 줄 아는가… 내 자신을 이기기 위해" '현정권의 2인자' 이재오 전(前)의원 "장애물 앞에서 피해가거나 돌아가는 재주는 안부려"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에 청탁했...

    이재오(경제 19) 동문 인터뷰
  • 태백경창서장 정명균(행정대학원) 동문
    • 09.07.11. ·
    • 조회 수 2371 ·

    [총경급 인사 프로필]정명균 태백경찰서장 정명균(55) 태백경찰서장은 강원 경찰 내 정보통으로 꼽히고 꼿꼿한 성품에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주위의 평.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 중앙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 간부후보 30기로 경찰에 투신. 경북청 ...

  • 이승하(문창 35, 시인, 모교교수) 동문, [...
    • 09.07.10. ·
    • 조회 수 2123 ·

    [기고] 구치소에서 한 작별인사 영등포구치소 재소자 10여명과의 마지막 만남의 시간이었다. 교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6주 동안 진행된 '시와 새로운 인생'의 마지막 날,2시간 강의를 끝낸 나에게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이번에 형기를 마...

    이승하(문창 35, 시인, 모교교수) 동문, [기고]
  • 정동식 동문님의 글은 자유게시판으로 옮...
    • 09.07.10. ·
    • 조회 수 2514 ·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정동식 동문님의 글은 자유게시판으로 옮겼습니다. 여기는 동문님들의 소식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동문님의 의견은 자유게시판을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재오 동문 한,미, 중국 동북아 미래포럼...
    • 09.07.09. ·
    • 조회 수 2137 ·

    이재오(경제 19) 전 의원, 13일 중앙대, 한.미.중국 동북아 미래포럼 기조연설 나서 미국 유학 중 구상. 연구한 내용 등 집중 분석 중앙대학교 국가대전략연구소(소장 김태현)는 오는 13일(월), 중앙대학교 중앙문화예술관 대극장에서 ‘세계화, 동북아, 한반도...

  • 나효승(경영 27, 유진증권사장) 동문, "3...
    • 09.07.08. ·
    • 조회 수 2155 ·

    나효승 유진증권사장 "3년내 ROE 17% 달성할 것" 홍승훈 기자 | 07/08 14:46:49 [뉴스핌=홍승훈기자]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ROE(자기자본이익률) 1위의 내실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취임 5개월이 지난 유진투자증권 나효승 신임사장은 8일 여의도의 한 식...

  • 변도윤(사회사업 20, 여성부장관) 동문 인...
    • 09.07.08. ·
    • 조회 수 2208 ·

    ‘한국 여성 정책은 최고의 아시아 수출품’ 변도윤 여성부 장관 지난 6월 23일 청계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여성부 집무실에서 만난 변도윤(62) 장관은 전혀 뜻밖의 단어들을 던졌다. 바로 ‘수출’과 ‘한류’다. 어찌 보면 여성부와 아무런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이 ...

  •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김도성(영문 55) 동문
    • 09.07.08. ·
    • 조회 수 2135 ·

    [30년 후 유망 직업]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눈길 끄는 사례 | 김도성 중앙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코디네이터 의료시장 개방되면 역할 더 커져 대학병원처럼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일은 내국인에게도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무리 국내 의료기술이 발달했...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김도성(영문 55)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