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시회, 인간은 작품통해 자연을 재현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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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교수는 “최고의 아름다운 가치 기준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이라고 밝혔다.
이광수 백석예술대 교수는 그의 예술관을 이렇게 설명했다.
미색 건물들이 간결하게 배치된 서울 방배동 캠퍼스에 자리한 그의 교수 연구실을 찾았다. 아직 미완의 그림들과 서적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마침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비치다-Still life’ 작품이 유난히 화사하게 다가왔다.
“지난 25년여 작품 활동을 하다보니 요즘 들어 하나의 궤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서에서 보여지는 역사적 소재나 유물을 기초로 한 오브제 작업이 주를 이룬 초기, 벽을 주제로 한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면과 그 파편들을 작품화 한 시기, 그리고 최근의 사실적 작업이 그것입니다. 삶이 거듭나야 하듯 감성과 표출의 기준도 거듭나야 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삶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비치다-Still life’
“예술이란 실체, 현실의 모방, 재현이라는 원리가 깔려 있습니다. 여기서 재현은 ‘다시 나타나게 하기’를 의미합니다. 저는 미술로서 다시 나타나게 할 수 있는 존재는 어떤 존재일까를 고민합니다. 답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 존재는 주체로서의 인간입니다.”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Life is steel life'
그는 나아가 “최고의 아름다운 가치 기준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입니다. 특히 작가로서의 관점에서 보아도 생명에 대한 미적가치 척도는 절대적입니다. 제가 재현에 대한 미적담론을 중시하는 것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미적가치 회복과 연결선상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수 교수는 최근에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수채화와 오일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난 뒤뜰에 핀 여윈 장미꽃, 투명한 유리잔에 선홍빛 물을 머금은 한 송이 꽃인 ‘비치다’와 가을 코스모스가 풍성히 담긴 항아리에서 수확의 환희가 느껴지는 ‘Life is steel life’, 푸르른 잎 사이 피어난 붉은 장미의 청(靑)과 홍(紅)이 만드는 실내악 같은 ‘화합의 공간’은 꽃이라는 밝음뿐만 아니라 순하다는 느낌이 든다.
“지천명 나이쯤 되면서 작품의 언어가 은유(metaphor)적으로 가는 것을 느낍니다. 일종의 순화(純化)로 감지합니다. 맑은 수채화로 전개하지만 중요한 것은 작가의 정신입니다. 작품을 완성한 스스로의 만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취 후에 남는 작가의 몫이 크다는 것입니다.”
8월6∼12일까지. 인사아트센터 부스 개인전. (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