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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기피속 산부인과의사회 고광덕 회장 당선
산부인과 기피속 산부인과의사회 고광덕 회장 당선
28대21, 7표 차이로 당선…“존폐 위기, 산부인과 살리겠다”
“산부인과의사, 그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출산 현상 속 타 진료과로 눈길을 돌리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산부인과의사회 수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15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 대의원총회에서 개최, 6대 회장으로 고광덕 현 산의회 부회장(고운여성병원)을 선출했다.

이형복 현 부회장(이형복산부인과)과 경합을 벌인 고광덕 당선자는 전체 대의원 68명 중 50명이 투표에 참여, 1명이 기권한 가운데 28표를 얻어 21표를 얻은 이형복 부회장과 7표의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고광덕 당선자는 당선의 기쁨보다 “현재 존폐 위기에 몰린 산부인과 의사들이 자신들의 전문과를 살려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부터 밝혔다.

고 당선자는 “3~4년 전부터 산부인과 의사들이 저출산 문제로 인해 분만을 포기하고 그에 따라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들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산부인과 의사들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산부인과 의사들의 참담한 심경을 대신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이러한 정체성 위기를 겪는 원인은 “무엇보다 비합리적인 산부인과 진료 수가에서 기인하다”고 고 당선자는 설명한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진료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가를 건강보험 수가로 산정해, 그에 따라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포기하고 비만, 피부, 미용 등의 진료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그는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필수 산전 검사 등을 무료화 하겠다는 정책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임산부들의 진찰료를 무조건 무료화한다고 해서 저출산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의 교육 현실 등 사회적인 여건이 성숙되지 않으면 저출산이 해결될 리 없다는 것.

특히 최근 정부가 무료화 하겠다는 산전 진찰료 역시 실제 진료 원가의 83%에 불과한 현실이어서 산부인과 의사들은 손해를 무릅쓰고 진료를 할 수 없고 이에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본연의 진료를 회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 당선자의 설명이다.

이에 6대 산의회 회장으로 당선된 그의 비전은 한마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타 진료과로 눈을 돌리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작업은 ‘산부인과 건강보험 수가의 현실화 및 부당한 규제 중심의 고시 개정’이다.

고 당선자는 “정부는 관련 고시를 어느 순간 뚝딱 발표하지만, 그 고시로 인해 관련 과는 들썩이기 마련”이라며 “이를 다시 수정하는 데 비록 힘이 많이 들지만, 복지부와 공단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산부인과 현실을 전하면 성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우선 턱없이 낮은 보험수가 현실화와 고시 개정에 노력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 산부인과 의사들이 현실적으로 진료를 할 수 없는 여건이 지속된다면 그는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개정하는 방안을 강구해 진료 영역을 확대도 꾀할 생각이다.

고광덕 당선자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4년간의 전공의 생활을 비롯해 오랜 기간 동안 분만을 위해 트레이닝 받은 사람들이지만, 비현실적인 수가와 규제로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여성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들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우리나라 여성들의 건강, 더 나아가 아이들의 건강까지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덕 당선자는 중앙대의대를 졸업, 산의회 총무이사를 역임,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오는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 2년간의 회장직을 수행한다. 그동안 현 최영렬 회장이 회무를 지속하며 고 당선자가 업무를 인수인계 받으면서 이전 집행부와의 연속성을 꾀할 방침이다.

한편 15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을 발표, “전문 의사로서 소신진료를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의료인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폭압정책 전면 수정 ▲의료법 독소조항 즉각 철회 ▲대형병원만 살아남는 의료전단체계 개선 ▲의료분쟁조정법 즉각 제정 ▲민간의료 생존권 보장 ▲저출산 시대에 맞는 산부인과 의료보험수가 현실화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메디컬투데이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
기사등록수정일 : 2007-04-16 07:38:00 석유선기자 [sukiz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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